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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정책/이슈>
함께 만드는 인문·교육축제 모델소규모 밀착형 기획 [포은, 내안에 너 있다]
곽미숙 | 용인문화원 역사문화해설사

본 글은 포은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Y로드톡파원'을 기획, 운영한 역사문화해설사의 시선으로, 소규모 조직과 제한된 자원이라는 조건 속에서 형성된 축제 기획 구조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사례를 통해 정리한다. 포은문화제는 용인문화원 국장이 연간 콘셉트와 슬로건 등 축제의 방향을 설정하고, 문화해설사, 학생, 주민이 각자의 역할로 참여하는 구조로 추진되었다. 세부 프로그램은 제시된 방향 안에서 운영 과정 전반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기획 구조 속에서 포은문화제는 지역의 역사와 교육, 시민 참여가 결합된 지역학 축제로 확장되었으며, 본 글은 그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와 축적의 양상을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추진 배경: 왜 지역 밀착형 축제인가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유사한 구조적 한계를 발견하게 된다. 많은 문화제가 외부 대행사 중심의 기획 구조 속에서 운영되며, 대규모 예산 투입과 정형화된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 축제의 외형은 점점 커졌지만, 정작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맥락은 희미해지고, 주민은 축제의 주체가 아닌 관람객으로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축제 구조에서는 참여자의 경험 역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일회성 볼거리 제공에 그치며, '다음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는 기대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축제가 끝난 뒤 남는 것이 무엇인지, 지역에 어떤 변화가 축적되는지에 대한 질문 역시 자주 공백으로 남는다. 포은문화제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더 크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이 축제를 함께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소규모 예산과 제한된 인력은 처음에는 분명한 제약이었다. 그러나 이 조건은 곧 기획의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외주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축제는 자연스럽게 지역 내부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나와 같은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싶은 문화제에 대한 갈망에서 출발했다.

'내 안에 있는 너', 곧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가치와 이야기를 발견하는 과정이 포은문화제의 시작이었다.

추진배경 인포그래픽 왜 지역 밀착형 축제인가: 참여자 시점에서 생산자 시점으로의 전환

2. 전환의 핵심: 소규모 집단의 장점

포은문화제의 기획 방식은 전달식 기획이 아니라, 토의와 협의의 기획이었다. 문화원 사무국이 방향을 제시하고, 문화해설사, 주민, 학생이 초기 단계부터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기획안은 완성된 형태로 전달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계속 수정되고 보완되며 만들어졌다. 소통으로 형성된 관계는 단단해졌고 그 안에서 지속 가능성까지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향식(bottom-up) 구조는 몇 가지 중요한 장점을 만들어냈다. 첫째, 의사 결정이 빠르고 유연했다. 현장의 상황과 주민의 의견이 즉각 반영되었고, 계획은 현실에 맞게 조정될 수 있었다. 둘째, 다양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축적되었다. 소규모 집단이기에 가능한 밀도 높은 논의 속에서, 축제 콘텐츠는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 중에서 선택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참여자 각자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기획은 업무가 아니라 관계가 되었고, 회의는 지시가 아니라 대화가 되었다. 축제는 일이 아니라 이야기로 확장되었고, 참여자들은 자신이 단순한 인력이 아니라 축제의 일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주민 역시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기획의 파트너로 전환되었다. 지역 관계자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동선, 소음, 운영 전반에 대한 갈등을 미리 조율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축제 기간 동안 민원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축제는 외부에서 주어진 행사가 아니라, 마을이 주도적으로 책임지고 운영하는 잔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소규모 집단의 장점 구조도 전달에서 토의로, 수동에서 능동으로의 변화 구조

 

3. 사례 분석: 마을축제에서 교육·인문축제로

포은문화제의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는 지역 초등학교와의 협력이었다. 학교 공간을 매개로 학교-마을-문화원이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학생과 학부모는 자연스럽게 축제의 참여 주체로 편입되었다.

학생들은 Y로드 톡파원으로 참여하며 포은문화제의 부스 기획, 운영, 기록 활동을 직접 수행했다. 단순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을 보여줄 것인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무엇을 남길 것인지까지 고민하는 역할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참여자'가 아니라 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성장했다.

또한 포은학당을 통한 사전 교육, 축제 현장에서의 실천, 기록 활동, 그리고 그 기록이 다음 해 기획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 구조 안에서 문화해설사는 단순히 설명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콘텐츠의 방향과 깊이를 조율하는 품질 관리자로 기능했다. 학생과 시민을 연결하며, 축제의 인문적 깊이를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 결과 포은문화제는 즐기고 소비하는 공간을 넘어, 배우고 해석하며 기록하는 인문적 장으로 확장되었다.

시민 주체성 인포그래픽 사람과 소통을 통한 콘텐츠 스토리텔링의 확장

4. 지역을 기반으로 한 도시형 인문, 교육축제 확장 전략

주민의 참여를 단순한 협조나 동원의 차원이 아니라, 도시형 인문·교육축제의 철학으로 구조화했다. 상향식으로 모인 마을의 목소리를 문화원이 정리하고 연결함으로써, 개별 의견은 하나의 축제 철학과 방향성으로 통합되었다.

해설사, 시민, 학생의 전문성을 축적하고, 축제의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점 역시 중요한 강점이다. 이 기록은 단순한 결과 보고가 아니라, 지역학 자료이자 다음 기획을 위한 자산으로 기능한다. 축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역 연구와 교육, 시민 참여로 확장되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전환 전략 인포그래픽 참여 인력에서 도시 콘텐츠 생산 역량으로의 전환 구조

5. 실행방안

본 실행 방안은 기존의 '마을 주도 축제 모델'을 넘어, 지역을 출발점으로 삼아 도시 단위로 확장 가능한 문화축제 모델을 전제로 한다. 단순히 참여 대상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획 구조와 역할 정의를 재설계하는 데 목적이 있다.

5-1. 주민조직 간담회의 기능 전환: '참여 회의'에서 '지역 의제 발굴 회의'로
지역의 생활 문제, 역사적 기억, 마을의 변화 과정 등은 외부에서 기획하기 어려운 고유한 자산이며, 이를 축제의 주제로 반영함으로써 지역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참여 유도를 넘어, 주민이 축제의 방향을 제안하는 기획 주체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구조이다.

Y로드 톡파원 활동 부스 참여학생이 기획한 지역학 콘텐츠 결과물

5-2. 학교-마을-문화원 연계의 확장: 일회성 참여에서 '학습 네트워크'로

5-3. 해설사·시민연구가 전문성의 제도화: '참여 인력'에서 '도시 콘텐츠 생산역량'으로
해설사와 시민연구가는 축제 현장에서 가장 풍부한 지역 지식과 경험을 가진 인적 자원이다. 이들의 역할을 단순 안내나 보조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콘텐츠 생산 인력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사전 연구, 콘텐츠 기획, 현장 해석, 기록과 교육으로 이어지는 지속적 활동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축제는 매년 새롭게 축적되는 지식 자산을 갖게 된다. 이는 외부 대행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역량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도시형 축제의 핵심 조건이다.

학생 활동 모습 포은문화제 현장에서 활동 중인 학부모 및 학생 톡파원들

5-4. 청소년 참여 모델의 구조화: Y로드형 프로그램의 확산
청소년 참여는 체험 중심을 넘어, 연구자·기록자·해설자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교육청과의 협력을 통해 Y로드형 프로그램을 제도화할 경우, 학생들은 지역사 조사, 콘텐츠 제작, 해설 활동을 단계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5-5. 축제 기록의 전환: 기록에서 '지역학 데이터베이스'로
축제 기록은 단순한 결과 보고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시민 참여 과정을 담은 중요한 자산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아카이브 화하여 지역학 데이터베이스로 전환할 경우, 기록은 연구·교육·정책으로 확장될 수 있다.

공유학교 성장나눔 부스 용인미르아이 공유학교와 연계된 Y로드 톡파원 성장나눔 현장

6. 결론

포은문화제는 겉으로 보기에 '마을 중심 축제'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마을을 출발점으로 삼아 교육, 지역학, 시민 참여를 결합한 인문·교육축제 모델로 확장된 사례이다. 이 축제는 마을에서 시작해 도시로 성장했으며,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식·교육·참여가 순환하는 지역학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내 안에 있는 가치를 찾아야 할 것이다.

공유학교 성장나눔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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